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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전공자성장기] 하기나름!! 비전공자 취업 후기
    비전공자 성장기/:: 학원생활 & 취준 2020. 11. 8. 00:06

    나는 나의 비전공자로서 개발자 취업이 운이 정말 많이 받쳐줬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글 주제는 '하기나름'이다.

    나의 노력을 자랑하려는 게 아니라 '같은 조건 속에서도 본인 하기에 따라 길은 열려있다'는 걸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2019년 초에 썼던 비전공자 성장기 글에 아직까지도 문의댓글이 달리고 있다.

    나 역시 이 길을 선택하기 전 많은 고민과 검색, 검색, 검색을 했었다.

    그렇게 찾은 비슷한 처지의 글들을 보며 위로받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 누군가 이 글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

     

    일단 올해 초 나의 스펙이었다.

     

    - 여자

    - 30살

    - 비전공자

    - 프리랜서, 1년 안되는 정규직, 계약직 경력

    - 국비출신

    - IT관련 자격증 거의없음(워드프로세서 2급이 전부)

    - 스펙은 아니지만 코로나 시국

     

     

    소위 '취업하기 힘들다'는 조건을 골고루 갖춘 상태였다.

    면접을 볼 때는 어땠느냐.

     

    - 답변중에 졸음(뻥같겠지만 리얼임.. 반차쓰고 갔더니 피곤해서..)

    - 틀린 대답 함(채용공고 본 채널 질문했는데, 공고 올라가지도 않은 사이트 대답함)

    - 자율복장이랬더니 진짜 청바지 입고옴(자켓은 입음.. 그러나 남들은 모두 풀정장)

    - 질문에 대해 헛소리함(자네 상사는 자네의 단점을 뭐라고 생각하실까? 이친구가 왜 정규직이 아닐까 하지 않을까요 우하핳)

    -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 하랬더니 헛소리함(김칫국일 수도 있지만 회사 근처 방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알겠고, 그래서 네가 어떻게 취뽀했는데? 할테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취뽀 성공요인의 첫 번째는 운이다. 내가 운이 많이 받쳐줬다고 한 이유는 IT와는 관련없던 내 프리랜서 경력과 국비교육 경험이 내가 이 곳에 들어올 수 있었던 첫번째 키 요소였기 때문이다. 순전히 내가 잘 해서 뽑혔다고 생각했었는데 함께 뽑힌 동기들을 봤더니 회사가 원하는 역량이 아주아주 뚜렷했다. 4가지 키워드 중 최소 2가지를 갖고 있는 인원들이었고 나 역시 그 중에 2가지가 해당됐다. 일반적으로 찾기 힘든 조합이어서 내 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고 본다. 어떤 역량인지는 밝히고 싶지 않다. 어차피 회사마다 다를 부분이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될 포인트는 아니다.

     

    그런데 운은 내가 갖고 싶다고 가질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 운이라는 건 정말 가만히 나의 때를 기다려야 하는 것 같다. 내가 처음 몸담았던 분야는 당시에 붐이 일지 않는 분야였다. 사실 현재도 붐은 없다. 그러나 미래의 성장가능성을 보고 최근 이 분야가 슬슬 주목받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랜 시간 기다린 후에 나에게 때가 올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동안 나는 놀고있지 않았다. 이왕 몸담은 분야에서 쪽팔리진 말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확고한 포트폴리오 두어개는 쌓아두었다. 그래서 나보다 더 어리더라도, 그냥 이쪽 대학 졸업한 사람과는 차별화 된 매력을 가질 수 있었다 생각한다. 그리고 정말 내가 노력해온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회사와 fit이 맞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어떤 부분이든 내가 해놓은 것이 있어야 그것이 쓰이는 때가 오는 것이다. 로또당첨의 운과는 다른 운이다.

     

    두 번째 요인은 인복이었다. 이 역시 운의 범주에 들어간다 생각한다. 왜냐하면 내가 입사한 전형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전형이었고 공고도 찾기 힘들었다. 그래서 어느정도 경쟁률이 걸러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적진 않았다. 서류부터 하면 22:1 쯤 되었으니까. 그래도 이번 공채 경쟁률이 45:1 정도 되었다고 들었으니 절반 정도의 경쟁률이었다. 나는 이 공고를 같은 그룹 계열사에 다니던 친구가 알려주었다. 귀찮아서 서류 쓰지 말까도 했을 때 친구가 밀어부치다시피 해서 마지막 5분을 남기고 서류제출을 완료했고, 그게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온전히 나였다면 그 공고를 발견할 수 있었을까? 서류제출까지 도달할 수 있었을까?

     

    세 번째 요인은 당연 노력이었다. 나는 개발쪽 러닝커브를 많이 느낀 편이었다. 처음 국비 때는 고비에서 바로 고꾸라져서 멘붕이 이어졌었다. 그 기억이 너무 끔찍해 두 번째에는 하루하루 엄청 노력했다. 그 날 배운 내용은 반드시 그 날 이해했다. 하루가 밀리면 다음날은 엄청나게 밀리게 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았기 때문이다. 교육과정 동안 그냥 기존 인간관계는 포기했다 생각하는 게 맘편했다. 밤 10시까지 남아 복습한 적은 셀 수도 없이 많았다. 그리고 여기에서도 인복이 한 작용 했다. 친해진 친구가 전공자여서 컴공, 자료구조 기반으로 설명해주니 이해가 쏙쏙 되었다. 지금까지도 알고리즘 등 공부할 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네 번째 요인은 정보였다. 이렇게 말했지만 엄청난 비밀을 알고 있었던 건 아니다. 그냥 '당연한 정보들을 당연하게 알았다'. 무슨말이냐면, IT는 문과에 비해 스펙 배경을 크게 따지지 않는다. 그래서 생각보다 쓸 수 있는 곳이 많다. 그런데 이런 곳들에 지레 겁먹고 아예 지원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또 여기서도 인복인데, 국비에서 알게 된 좋은 친구가 내가 써볼만 한 곳들을 짚어주었다. 그 연장선으로 이번 과정에도 지원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예전 포스팅으로도 썼던 '혹몰정신'도 한몫 했다. 혹시 모르니 한 번! 이라는 뜻인데 이 생각이 많이 도움되었다.

     

    이건 걸러들을 필요는 있다. 지금 회사 동기가 나까지 30명 즈음인데, 이 중에서 나는 나이와 배경이 확 튀는 편이다. 동기들 대부분이 나보다 3~5살쯤 어리다. 원래 다양한 인재를 뽑는 회사라서 나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운이 좋게도 회사와 맞는 부분이 있었고, 그 연결고리를 굳히기 위해 노력을 엄청 많이 했다. 다행히 내 노력을 가상히 봐준 회사가 최종적으로 식구로 받아주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나와 같이 뽑힌 30살 비전공 여자분이 한명 더 있었다고 한다. 그 분은 다른 곳에 붙어서 가셨다. 스펙이 나보다도 더 화려하고 서사도 드라마틱했다. 그 분이 계속 계셨다면 둘 다 최종합격할 수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이 회사에서 2명정도는 30대 비전공자 여자를 뽑을 의지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렇더라도 대부분은 어린 전공자 신입들의 자리였다. 기회가 막혀있지 않은 것과 기회의 자리가 충분한 것은 구분해서 생각해야 한다.

     

     

    아직 회사 초반이기 때문에 더 자세한 정보를 적는 것은 조심스럽다.

    언젠가는 이 분야에 대한 정보와 함께 취업까지의 상세한 과정을 써볼 수 있으면 좋겠다.

    여기까지의 글이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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