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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전공자 성장기] 국비지원 교육, 파이썬? 자바? 빅데이터?
    비전공자 성장기/:: 학원생활 & 취준 2021. 10. 13. 11:55

    2019년, 큰 맘을 먹고 퇴사해 국비학원에 들어간지 얼마 되지 않아 썼던 글에 아직도 꾸준히 댓글이 달리고 있다.

     

    공부의 시작 - 국비지원으로 빅데이터 자바과정 시작

    얼마 전부터 나는 국비지원을 받아 6개월 간 진행되는 교육과정을 듣고 있다. ​ 요즘 핫하다는 빅데이터 과정을 듣고 있고, 자바, 파이썬, SQL, R을 6개월 안에 몽땅 배우는 과정이다 껄껄 ​ 쉽게

    codingwanee.tistory.com

     

    코로나로 취업문이 더욱 좁아지고 기존에 직업이 있던 사람도 일을 잃게 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기업들도 IT직군 위주로만 채용을 하고, 국비교육을 시작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뉴스를 봤다.
    실제로 얼마 전부터 30대 지인이 코로나로 고민하다 국비과정을 시작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정확히 내가 했던 고민을 똑~~같이 하는 것을 보고 참 답답했던 그 때가 떠올랐다.
    열심이 온라인과 주변인에게 정보를 얻어봐도 와닿는 것 없이 고민될 것이다.
    그래서 내가 그 당시 했던 고민과 지금와서 보는 현실을 좀 적어보고자 한다.

    빅데이터? AI 머신러닝? 아니면 개발자?

    정상적인 회사에 가고싶다면 개발자

     

    나 역시 같은 고민을 했었다. 이 글을 쓰려고 맘먹고 예전 글을 다시 보니(위 링크) 내가 '나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이용해 데이터를 처리하거나, 혹은 개발자와 협업하는 환경에서 유연하게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그래서 요즘 핫하다는 파이썬, R, SQL 등등에 대해 뭘 배울지 고민이 많았다.' 라고 써놨더라. 사실 이렇게 썼는지도 기억 안나서 좀 놀랬다. 처음에 국비과정을 배울 때의 나는 확실히 '빅데이터'에 꽂혀 있었던 것 같다.

    아마 문과 출신이면서 취업 고민으로 국비과정을 선택하는 사람 중에 이런 사람이 많을 것이다. 완전히 '개발자'라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개발자 과정은 왠지 두렵고, 문과적 배경을 살려 빅데이터, 데이터 분석 쪽으로 가고자 하는 사람들. 나 역시 그랬었다. 이런 사람들에게 현실을 말해주자면 정상적인 회사라면 빅데이터, 데이터 분석 업무를 국비출신 학사에게 맡길 일 없다. 좋은 회사일 수록 더더욱 그렇다.

    우리 회사만 해도 취준생들이 선망의 대상으로 떠올리는 회사는 아니지만, 나름 서점에 가면 회사 이름 붙은 인적성 책이 팔리고 있는 회사긴 하다(충격적임;) 여기는 AI/머신러닝, 빅데이터 연구조직이 따로 있다. 프로필을 보면 해외대도 있고 이전 직장도 최소 IT에서 이름 날리는 회사들이 심심찮게 보이는 커리어 빵빵한 분들이다. 아참, 최~소 석사다. 내가 만약 학사를 설카포를 나왔다! 라고 해도 국비 하나 듣고 이 분야에 비비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정말 간~~~~혹 예외케이스가 보이던데, 아마 이 분야가 자리잡기 전에 기업 입장에서도 시행착오 과정에서 생긴 운좋은 케이스라 생각한다. 나도 다들 안 된다는 거 해낸 사람이긴 하지만 돌이켜보면 비벼볼 구석이 있었음. 현실을 직시할 필요는 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기에 사실 이게 맞다. 국비를 고민중인 사람 중에 실제로 AI/머신러닝, 빅데이터가 무슨 일을 하는 분야인지 자세히 알아본 사람은 드물 것이다. 회사에서 AI 연수과정을 보내준 내 친구도 AI가 뭘 하는지 감도 못잡고 무턱대고 신청했다가 후회중이다. 그런데 이 분야는 수학, 통계적 지식이 아주 많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선형대수학. 이건 기초도 아닌 선수행과정에 해당하는(기본으로 알고있어야 공부 시작할 수 있다는 뜻) 내용이다. 수학적 지식이 있어야 통계를 시작할 수 있으니. 그래서 이건 국비에서 가르쳐줄 수 있는 내용이 절대 아니다.

    그래도 나는 독학해서라도 극복하겠다? 글쎄 그것보다는 대학원 가서 석사 하는 게 공부적 측면에서 더 가성비 아닐까. 게다가 진짜 이 쪽에서 커리어 쌓아나갈 생각이라면 어차피 언젠가 석박은 해야 하니까. 그 쯤 되면 굳~이 독학을 고집할 필요가 있을지 고민해 보자. 그래도 정말 여의치 않다, 생업 하면서 준비중이다. 하면 케글에서 랭킹을 높이자. 여기서 하이랭커가 되면 실제로 꿈을 이룰 수 있고, 학력 배경 없이도 본인을 증명할 수 있다.

    그런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빅데이터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문과 출신이면서 취업 고민으로 국비과정을 선택하는 사람 <-----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이 자신일 경우, 현실적으로 말하겠습니다. 그 길은 당신의 길이 아닙니다.

     

    개발자가 내 길인 것인가

    넹 근데 공부 엄청 해야돼요

     

    개발자라는 길은 문과생 입장에서 환상적인 얘기가 많이 들리는 세계다. 학벌을 안 본대. 나이도 안 본대. 스타트업에서 시작해서 대기업 갈 수 있대. 서류도 잘 붙는대(눈물) 결론적으로 말하면, 다 맞는 말이다. 나도 많이 느끼고 있다.

    실제로 나도 더 높은 나이, 갱신되지 않은 스펙에서 문과직렬 지원할 때보다 서류합격률은 배로 늘었고, 지금도 신입으로 비벼볼 대기업들이 몇 남아있을 만큼 이 쪽은 문과보다 훨씬 열린 길이다. 오늘도 다시 한 번 문송함을 느끼며...

    그런데 저 말들을 잘 보면 항상 조건이 붙는다. 실력만 있으면 된다. 라는 문장. 새로 개발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이 문장을 생각보다 흘려보낸다. 저 문장이 가지는 의미를 잘 파악해야 한다. 실력이 있어야 나머지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뜻이고, 개발자들은 문과직렬과 달리 신입이라고 하더라도 보통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낸 어떤 성과가 있다. 대회 우승이라던가 포트폴리오 등. 요즘엔 실제 서비스를 런칭해서 운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문과생일 때의 성과란 보통 어떤 회사의 인턴 경험이다. 그런데 이 쪽은 한 조직에 소속되었었다는 것만으로는 자신을 증명하기 힘든 곳이다.

    국비교육으로 비전공자들이 대거 개발로 커리어 전향하는 최근, 이에 대해 반감을 갖는 개발자들도 적지 않다. 이 사람들이 화내는 포인트는 '개발이 진짜 만만하게 보이나보다'이다. 코드는 쓸 줄 아는 코더까진 됐는데 개발적으로 깊이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면 이쪽에서 말하는 실력이란 뭘까? 나는 현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는 죽어도 감이 안 왔었다. 그런데 실무를 겪어보니 알겠다. CS 지식이 탄탄할수록 소스의 퀄리티가 달라진다. 같은 기능을 구현하더라도 더 빠르게, 혹은 리소스를 덜 쓰고, 하다못해 소스 가독성이 좋게 등등 차이를 낼 수 있다. 혹은 어떤 기술을 선택하느냐도 차이가 될 수 있다. 본인의 사이드 프로젝트를 할 때 개발자로서의 고민. 이런 것들이 본인의 가치를 높인다.

    그런데 솔직히....... 진짜 솔직히 말하면, 일부 회사를 제외하고 그 이상의 많은 개발 현직에서는 개발적 고민이 크게 필요 없을 때도 있다. IT 서비스가 아닌 다른 업계의 IT 부서는 운영, 비용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곳에서는 끝내주는 코드를 작성해도 알아봐 줄 사람이 없어 본인의 성과가 되지 않는다. 이런 곳은 개발 욕심이 있는 사람들은 선호하지 않아서 오히려 회사도 (오랫동안 안 나갈) 비전공자를 선호할 수도 있다. 그런 이유에선진 모르지만 요즘에는 비전공자 전형을 따로 두는 회사도 몇몇 보이긴 한다. 소위 이런 곳을 '개발 역량 필요 없는 곳'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여기에도 또 함정이 있다. 컴공 4년제 나와서 보는 '개발 역량 필요 없는 곳'과 일반인의 시선은 갭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정말 간단한 에러가 났는데 그게 내 코드 밖에서 난 에러다. 이 때 네트워크 핑 날려볼 생각이 나는지, 로그 까보고 배치에서 난 오류인 걸 알 수 있는지, 전문이 바뀐 걸 몰랐어서 난 에러인지, 국비 교육과정만으로는 감 잡기가 힘들다. 남들이 보는 간단한 에러가 나한테는 2일 헤매는 소스가 될 수도 있다. 내가 전공자는 전공자라고 생각하는 이유다. 아무리 공부 안 했어도, 아무리 설카포가 아니어도, 전공자가 4년 동안 배운 CS 지식과 기초는 절대 무시 못 한다. 물론 우리가 열공하면 따라잡을 수 있는 내용이다. 그래도 4년 동안 꾸준히 돈주고 배운 지식을 단숨에 따라잡는 건 욕심이다. 그거 따라잡으려면 열공해야 한다. 다시 강조해서 말한다.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글이 길어졌는데 결론은 뭐냐. 커리어 고민으로 IT 전향을 생각한 당신. 현실적으로 빅데이터 이런거 내려놓고 개발자 하자. 그런데 쉬운 길 절대 아니다. 공부 계속 해야 한다. 당신이 문과에서 토익점수 만드려고 했던 노력 이상으로 해야 한다. 문과는 실력이 있어도 나이, 학벌 안 되면 문이 봉쇄되는 곳, 여기는 최소한 노크할 기회는 주는 곳인 게 다르다. 노력도 없이 취업문제가 마법같이 해결되는 곳이 아니다.

     

     

    쓰다보니까 글이 너무 길어져서 좀 나눠야겠당. 다음은 어떤 언어를 선택해야 하는지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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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ing wanee